그러고보니 '한드' 카테고리는 없구나. 왜 없냐면 많이 안 보니까.
하여간 모처럼 한드 감상!
1. 스파이 명월 :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 이미 보기 관뒀다. 6화까지 봤던가.
- 에릭의 연기는 아무리 봐도 뭔가 이유 모를 독고진이라 불편했다.
- ....한예슬은 너무 예뻤다....-ㅠ-;
- 이소좐가 하여간 북한군 대령님. 다른 건 몰라도 예쁘게 생겼더라.(내취향)
- ...그런데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뭔가 딱! 납득이 가지 않았다. 로코를 표방한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힘이 없다. 로맨스를 중심에 둬야 하는데 에릭의 캐릭터가 비밀을 감추고는 괜히 이래저래 까칠하기만 하니, 알콩달콩 재미있어야 할 상황에 까칠하거나 무겁기만 했다. 그러니 뭔가 극이 사방팔방, 사건과 연계되어 감정이 자라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로맨스를 이뤄야 할 부분에 괜히 명월이가 계속 짤리기만 하고, 북한(?)에서는 죽일거라고 협박이나 하고. 기본적으로 스토리 구조가 너무 약했다. 만약 다른 상황이었으면 그럭저럭 에릭-한예슬(솔직히 한예슬빨...진짜 예쁘더라!!) 볼 재미로 보겠는데, 하필이면 '최고의 사랑'에서 까칠 연예인 독고진이 캐릭터에 1획을 대거 그어버렸으며, '여인의 향기'와 '보스를 지켜라'가 시작되면서 로코 전성 시대를 맞이한 중에 애매모호한 로맨스 코메디 물은 점점 방향을 잃어가는 게 보였다. 사건이랄 것도 없이 자꾸 한명월을 짤랐다가 어떻게든 복직시켜서 둘 사이를 이으려는 게 보인 순간 짜증나서 관둠.
- 한예슬씨의 무단 촬영 거부는 아쉽긴 하다. 앞으로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 같아서 아쉽고. (진짜 예쁜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 쪽대본(어떻게 금,토요일에 월, 화요일 방송 분량이 없냐?) 촬영과 그 개발새발 스토리 진행을 거부할 배우의 정당한 권리 행사 방법이 뭐가 있을까 싶더라. 이해는 가지만 너무 배수진을 친 건 아닌가.... 진짜 예쁜데....(....)
2. 보스를 지켜라.
- 이 드라마는 커플의 로코가 너무 좋다!!!! 특히 지성... 나 지성이라는 배우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전에 드라마 뭐 봤나 싶을 정도 였는데 어휴, 여기서는 그냥, 표정 하나 연기 하나 동작 하나에 계속 홀린 듯 보게 된다.
- 최강희씨야 뭐 깜찍하니 별 다를 바 없지만, 대신 캐릭터가 너무 좋다. 할 말 하고, 못할 말 참고, 사람 위로해주고, 아, 정말 저럼 재벌 아들이라도 꼬실 수 있겠구나, 싶게 성숙한 캐릭터를 보여주거든. 음음.
- 유일하게 짜증나는 건 재벌이지, 뭐. 현실속 재벌이랑 너무 똑같아서 짜증나는 것 뿐.ㄱ-;;
- 어쨌든 묶었다-풀었다- 완급 조절과 감정 흐름, 서로 엮여가는 게 너무 예쁘고 즐거운 드라마. 이거 보려고 고릴라 깔았슈...(TV 없는자의 SBS 선택, 고릴라..ㄱ-)
- 다른 말로 하자면, 아래 여인의 향기보다는 보스를 지켜라를 당장 하는 시간에 보지 않으면 못 견딜 정도였다는 거. 배우들도 연기가 일품인데다가, 캐릭터들과 그 어우러짐이 너무 좋다.
3. 여인의 향기.
- ..김선아씨야 워낙에 좋아했다. 솔직히 난 시티홀 > 김삼순 파 쪽이긴 한데, 그건 조국(차승원) 영향도 있을 거고. 어쨌든 김선아씨 연기는 좀 비슷비슷해 보이기는 하다. 목소리 톤이.... 일상적 어투 할 때랑, 일순간 흥분해서 소리칠때랑, 목소리나 연기톤이 비슷하다. 김선아표 연기랄까. 그래서 김선아씨는 캐릭터를 잘 만나야 한다. 그 목소리를 적용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라고 본다. 표정이나 눈빛 연기는 그 상황에 맞게 잘 하는데, 그 이상의 것..이랄까. 차승원씨가 조국-독고진이라는 2개의 캐릭터를 가진 것처럼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 여인의 향기에서도, 김선아는 김선아이지 이연재, 까지는 될 수 없는 듯 해서 아쉽다. 시티홀에서는 어느 정도 '신미래'까지는 부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김삼순 연기를 시작함으로 굳어진 발성-눈빛-표정 등이 너무 굳어지신 게 아닌가 싶다. 신미래야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다소 단호한 이미지를 보이면서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거고.
- 그렇지만 여인의 향기는 그런 김선아씨에게 딱 어울리는 캐릭터와 스토리 진행!
- 이 드라마를 보게 되는 또다른 큰 힘은 바로 남주. 이동욱씨.... 이 남자, 처음에는 뭐 저렇게 눈빛 뚱하니 고저 고런 연기 하는 남자가 있나 싶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극중에서 자주 씻을수록, 이라는 말도 통할지도..ㄱ-) 캐릭터가 정감이 간다. 무엇보다 서브 남주인 채은석 선생 캐릭터도 좋고.
- 채은석의 배우 엄기준씨가 좀 구설수에 오르긴 했는데, 그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는 딱 좋다고 본다. 당황하고, 냉정했다가 째진 눈으로 가볍게 상황을 정리하고 표현해 내는 거. 그 연기 보면 볼수록 좋더라.
- 스토리가 힘이 있다고 할 수 있는 편인데, 그게 좀 아쉽다. 왜냐하면 재미있게도 이 '힘'을 준 원천이 '엉망진창 깊이 제로 막무가내 그냥 클리쉐'적인 악역 때문이니까. 그러니까, 이런 거다. 남주가 여주를 좋아하게 되는 상황에 보면, 너무 뜬금없이 외부의 힘 = 약혼녀가 개입하게 되는 거다. 그 개입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고, 깊이도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짜증난다. 재벌 따님께선 사랑하던 남자가 등쳐먹는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미친 듯이 남주에게.... 지랄을 피운다. ㄱ-;; 아우, 그걸 뭐라 해야 할까. 사랑해서가 아니라, 너 감히 나랑 약혼하자고? 무를 자신도 없지? 라고 해야 하나...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거고, 왜 그런 대사를 하는 건지.
그 악역 캐릭터의 가장 큰 문제는 깊이가 없다는 거다. 무작정 김선아 캐릭터를 싫어하고, 약혼자 캐릭터를 싫어하도록 설정된 로봇 같다. 갑자기 뺨을 때리고, 자기가 뺨 맞은 거에 엄청 세상 무너져라 분노한다.
이쯤에서 김선아씨의 또 다른 로코 '시티홀'을 비교해보자면, '시티홀'에서도 남주의 약혼녀로 재벌따님인 '고고해'가 나온다. 하지만 그 캐릭터에게는 행동을 이행하게 하는 정당한 명분이 있었고, 거기에 걸맞게 행동을 했다. 그런데 '여인의 향기'에서는 지나치게 역겹다. 표지만 '재벌 따님'이지, 그 외에 행동은 길거리 양아치만도 못하다. 이미 재벌 딸 아들은 넘치도록 드라마에 나왔다. 재벌 딸 아들이 아니래도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행동 양식을 보고 배우고 흉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왜 작가가 저렇게까지 대충, 너무 역겹게만 썼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공부를 안 했던지, 그냥 귀찮아서 안이하게 설정했는지, 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천박하게 얕은 캐릭터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남주가 여주에게 가는 게 당연해보이는 거다. 아무렴. 저런 미친 년이랑 누가 약혼하려고 해. 사생활 간섭 말자면서 불쑥 집에 찾아오고, 가구 갖고 잔소리하고, 출장 간데 따라가서 여자 보고는 빡 돌아서 미친 척 하고... ...이 캐릭터, 정신병자 아닌가 싶을 만한 요소들만 모조리 부각시켰는데, 드라마 작가가 제정신이라는 유일한 증거는 남주가 여주를 사랑하게 되는 것 뿐이지 싶다.
- 여인의 향기는 남주-여주 힘으로 밀고 나가고 서로 감정이 이끌리게 되는 (악역을 빼고도) 과정이 좀 느리지만 충분히 보이는, 예쁜 드라마다. ... 문제는 다음주가 될 것 같은데, 드라마 소개상 되어 있던 남궁모씨가 분 중인 목소리 알아듣기 힘든 악역 아빠 재벌 회장님께서 그 따님처럼 미친 성격 드러내서 라인 투어 개박살내려고 하면 조금 짜증나기 시작할 듯.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나마 악역이 지니고 있던 '죽을 만큼 사랑한 남자가 등쳐먹던 사기꾼임ㅋㅋㅋㅋ 근데 아빠도 알고 이씀ㅋㅋㅋㅋ 20억 뜯겼음ㅋㅋㅋㅋ'의 캐릭터도 무너지게 될 것 같거든. 즉, 여인의 향기는 악역 쪽에 대한 어떤 반대급부가 너무나 부족하다. 그냥 재벌이니까 아들은 백화점 물려주고 좀 싸가지 없고, 딸은 싸가지 없고 돈으로 해결하려 하고, 뭐 그냥 그런 이미지들. 그래서 많이 괴롭다. 분명 남주-여주간에 서로 이끌리는 광경은 묘하게 잘 표현하는데, 그네들 중 하나만 없어져도 드라마가 평범에서 평범 이하로 급락해버리니.
- 그만큼 배우기도 한다. 아, 악역도 나름의 스토리와 행동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하는 구나, 라고.
최고의 사랑도 사실 볼때마다 약간 괴로웠다. 모든 게 좋은데, 초반에 비하면 중-후반부에 들어서는 사건들의 연결 관계가 느슨해졌달까. 초반기 숨가쁘게 사건들이 벌어지고 정리되면서 둘 사이 감정이 뚜렷해진 거에 비하면, 후반부에는 뭔가 딱히 이거다! 싶은 사건이 없었다. 왜 거, 신발 낙찰 사건 같은 거 말이다. 후반부에는 뭐 있나? 그냥 둘 사이 흐지부지 스르르르 연결되고 결혼하게 된 것 뿐. 악역이 스스로 물러나고(그것으로 갈등 관계가 종료되어 버리는데 사건이 어떻게 발생하겠나 싶음..;;), 주인공 성격이 그냥 '내가 참지'하면서 좀 소극적인 데가 있다보니까 클라이막스로 이어지기보단 그냥 스르르르.. 그냥 동화풍으로 끝났다고 본다. 그런데도 끝까지 보게된 힘은 두 주인공 캐릭터 때문! ..독고진은 그야말로 차승원 연대기의 최고봉 중 하나다. ㅠ-ㅠ;;;
그래도 올해 한드를 1편 다 보고, 보스랑 여인까지도 다 볼 것 같다.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한드를 3편이나 건지다니! 올해는 이 정도면 풍년이고나!!!!
(올 연말 SBS 연기대상은 좀 곤란하겠다. 김선아가 받을 것 같지만 최강희도 나쁘지 않슈!!!!!!)
2011.08.16.
모처럼 한드 월척 시대. 좋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