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이글루 들어와 하는 일.


 화장품 벼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뭐하냐건 웃지요. 글쎄. 모르는 색조를 조금씩 늘리고, 눈매를 강조하려 애써보고 (그나마 내 얼굴에서 볼 만한 게 눈매 아닌가 생각되는데, 글쎄나.)

 내가 화장을 시작한 것....은 그래도 올해초부터라고 봐야겠지. 정확히는 올해 한 4월? 5월? 그때부터 조금씩, 일주일에 이틀이나 하루 정도씩 하다가 요새는 거의 매일. 나가기 전에 해주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 변한다는 게 이런 건가,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조금씩 노력은 시작했다. 문제는 올해는 이제 다 끝나가고, 그 사람은 떠날거라는 데 있겠지만.

  어떤 상담을 보니 적극적으로 대화를 건네고, 상대방과의 시간을 늘려라, 라지만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곳에선 그런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그 사람은 멀어지게 될 것이고, 글쎄. 나는 죽어라 3년은 더 공부해야 하는 입장. (어쩌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키득키득.) 3년 후가 되면 그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그 사람에게 나는 다가갈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혼자 절망에 빠지곤 한다.

  그래도 화장을 멈추지 않는 것은, 왜일까. 그래도 운동을 거르지 않고,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은 왜일까. 기분은 벌써 저 만치 지옥 속 조차 새파랗게 질리게 할 정도로 외로움에 얼어붙어 가고 있는데. 날마다 맥주를 퍼마시고, 슬슬 소주로 바꿀까 생각하면서도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는 일을 걱정하고 시험 공부를 계획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고. 그러한 것이 정상이면서도 현재 내 입장에서는 정상이 아니라는 걸 자각하고 있고.

 그렇게 사람은 살아가나 보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들면서도.....

 그 길 위에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진심으로.

by 我的雲 | 2009/10/10 23:03 | 얼렁뚱땅잡담 | 트랙백

아침, 상념.


 늦잠을 잤다. 1학기 때에도 한 차례 늦잠 때문에 지각했었는데, 오늘도. 2학기 처음으로 지각, 아니, 수업 하나를 짼다. 나중에 이걸 메꿀 수 있을까. 자신은 없다. 하지만....

 하지만 수많은 생각이 오간다. 며칠 사이에 있었던 일 중 한 가지 일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나를 이해하고, 내 반응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되지 않는다. 하지만 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수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그 가운데 하나 뚜렷한 또 한 가지 일만이 자꾸만 떠오를 뿐이고.

 그리하여 반복되는 상념, 상념들. 

 '사랑'이라는 주제로 단편을 쓰라 한 곳이 있었다. 사랑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녹여내야 할지 생각해보았다. 쉽지 않다. 어떤 것이 사랑일까. 어떻게 써야 할까.

 그런데 하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랑, 모르겠더라. 라고.

 사랑이라고 하는 총체적인 감정과 신체적인 반응에 대비한 그 일련의 과정들을, 사람들은 어째서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도저히 모르겠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인지조차 나는 모르겠던 것이다. 어떤 것을 사랑이라고 그들이 믿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 사실- 그러니까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어떻게 인정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바보인지 모르겠다. 보면 좋다는 것, 순식간의 몰입, 그러한 그 무언가. 그 아주 무언가- 그것은 알 수 있다. 그러한 것이 분명하게 실존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집착인지, 착각인지, 그 무엇인지.... 그 사이의 구분은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사랑이라는 것은 그렇다면 대체 무얼까?

 며칠 째 그의 생각을 하고, 그걸 지우려 무언가를 하고, 하다보면 어느새 또 멍하니 그의 생각을 하고 있다. 차갑다- 냉정하다. 그 가운데 나는 지독하게 외롭다. 이 감정을 메꿀 그 무엇도 찾아낼 수가 없다. 단지 멍할 뿐이다. 아침에조차 상념에 빠져들 정도로.

 과연 그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더라.

2009.09.30.
그래도 당신을 생각하며.

by 我的雲 | 2009/09/30 09:44 | 가끔은 특이한 날 | 트랙백

최근 근황 2009.09.18.


1. 개강한 후 계속 정신이 없었다. 학기초에는 늘 이런저런 모임이 있고 (대환영!), 새학기 적응에 새로 시작한 과목들 눈치를 보느라, 집은 정말 그냥 잠자고 밥 해 먹는 곳 정도의 의미. 하지만 생각해보면 다 그렇게 사니까;;;

2. 그동안 내내 맘속에 맴돌던 글을 이제 시작할까 생각 중이다.

3.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좋지만, 좀처럼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관계가 힘들다. 조금은 마음을 정리할까 했더니만 그것조차 되지 않으니...

4. ....잡담을 이렇게 쓸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면서, 글을 쓴다니 이 무슨...;;;

5. 그러나 어쨌든 살아있습니다.

by 我的雲 | 2009/09/18 21:24 | 얼렁뚱땅잡담 | 트랙백

[한드] 시티홀, 두 푼수의 절묘한 박자.


 저거 종영된지가 언젠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일단 감상문을 쓰지 않으려니 영 좀이 쑤셔서. 요새들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아놔, 대한민국 국민이기보다는 인주시민이고 싶어라!

 무엇보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 [시티홀]은 참 굳건한 드라마이다. 수작이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어우러짐이 멋들어지다. 캐릭터가 내부적으로는 사랑을 쟁취하고 외부적으로는 정치적인 승리를 일궈낸다는 조화가 참 잘 어우러져서 좋다.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그러면서도 보는 내내 에에에, 하면서 가슴 졸이면서 다음 편을 기다리게 되었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음악과 사랑의 조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대다수 드라마에서는 사랑만 강조하지 그 외 직업적인 면의 성장에서는 지지부진한 바에 비한다면, [시티홀]에서는 그 두 가지가 잘 조화를 이룬 점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언뜻 보면 그 기초가 일본 드라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보는 내내 이 정도라면 일본에 수출해서도 어느 정도 감성적으로 먹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라는 소재를 갖고 이 정도로 솔직하고 담대하게 (그것도 KBS에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노골적인 정경담합과 정치 야합의 현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정치가들은 돈을 꿍치기 위한 수작을 부리고 스스럼없이 나 이런 일에 (돈세탁에) 능숙해요, 라던가. 와우; 조금 놀랍다는 정도가 아니다.;;

 그만큼 주인공들의 행로가 흥미진진하고, 통쾌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신미래의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하고 성공하는가를 보고 있노라면 아후! 그녀의 대사 하나하나에 웃게 된다. 이따금 통통 튀지만 대체적으로 성장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안심이 된다. 그 캐릭터의 성장과 맞물려 변화하는 조국 역시 좋고.

 남녀의 구분 없이, 서로가 서로를 앞서거니 뒷서거니 안내해준다는 것도 좋았다. 중요한 순간 신미래는 신미래 답게 강하고 조국은 조국 답게 강하면서, 서로를 안정적으로 지지해준다는 점.

 극의 단점은 오히려 거기에서 시작되는 듯 하다. 달리 말하자면 외부의 (약간 빤히 들여다보여 아주아주 약간은 유치해보이는?) 공격에 대비해서 주인공들이 너무 굳건한.... 소위 '먼치킨'이라는 점이랄까. 둘이 서로를 의심하는 순간은 (19화 끝에서 잠시 있었던) 아주 짧게, 너무나 쉽게 끝나버린 점은 극의 장점 (즉 사랑 따위에 흔들리지 않지만 사랑해염♡) 이기도 하지만 극의 단점 (그러니까 먼치킨 커플의 앞은 누구도 막아서지 못하는 거다-.,-) 이기도 하니까.

 그런 "무난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극의 단점을 두 배우 - 김선아와 차승원의 감칠맛 나는 연기로 메꾸어졌기에 속 편히, 즐겁게, 생각하자고 덤벼들면 덤벼들 구석도 많은 드라마.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마무리도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 조국씨..-ㅅ-;;; 마지막에 대통령 후보 조국입니다, 하면서 손 내밀던 장면은 조금 씁쓸했다. 힘으로 압박하는 듯 보였달까, 내 아내 보호하자는 건 마음에 들었지만... 그 이면에선 그가 "대통령" 출마 후보인데 공정한 법 집행을 막아선 듯 보여서 조금, 씁쓸했달까. 좀 더 다른 방식을 취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말야.

 그래도 참으로 맛깔난 균형잡힌 드라마, 시티홀.

by 我的雲 | 2009/08/28 22:34 | 트랙백

[도서 감상] 고색 창연, 구수한 괴담의 작품들 -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자아. 오랜만의 스티븐 킹 단편이다! 드디어 번역되었다. Everything's Eventual!!!! -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난 스티븐 킹을 좋아한다. 그를 최고의 작가로 말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내가 지향하고 싶은 곳에는 스티븐 킹이 있다(글도 그렇고 지갑 상황도 그렇고...^^;; 아니, 통장 상황이라 해야 하나.) 그렇지만 스티븐 킹의 단편들은 나에게 늘 접근하기 어려웠다. .... 음, 무엇보다 몇몇 작품들은 "스티븐 킹의 작품!"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그의 예전 단편들은 대부분 장편 데뷔 이전의 작품들이다. 그곳에는 스티븐 킹 특유의 선악에 대한 고찰이나 인간에 대한 고뇌보다는... 다소 공포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우연하게 악마들린 다림질 기계라던가 (인간을 그대로 다려버린다!), 무언가로 변해버린 알콜 중독자 아버지 (역겨운 괴물에게 술을 주어라!), 뗏목 아래 괴물이 있다(그러니 그냥 먹혀 죽자
♡), 어떻게 보면 평범한(?) 괴물 이야기. ( 물론 몇몇 "킹 소설" 다운 단편이 있기는 하다. 금연주식회사라던가, 서바이벌 (무인도에 갇혀 자기를 먹으며 살아남으려는 집념의 의사 이야기) 등등. )

 하지만 그것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 아니라, 그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 괴물 이야기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그런 선입견(!)을 지닌 채 보게 된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Everything's Eventual)"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가 컸다.  무엇보다 이 노 작가의 이야기가 어떻게 변했는지, 단편의 제한된 공간 속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들려줄지 사뭇 기대가 컸다. 문학상까지 거머쥐게 된,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 펼쳐내는 이야기들은 과연...?

 그리고 짧게 감상을 종합하자면,

 1. 이것이 킹이다! (This is King!!!!!!)
 2. 맙소사, 머릿속에서 떨칠 수가 없어.
 3. 구수..한 걸?

  구수하다.
  젊은 시절부터 써내려간 장편들에서는 그런 분위기보다는 다소 날카로움이랄까, 열심히 써내려가는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는데, 이번 단편집은 그런 장편들과는 또 약간 궤를 달리 한다. 이번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식 괴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외가댁 갔을 때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주들 모아놓고 들려주는 전래 동화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그 분위기가 사실 무섭지는 않은데..... 읽었을 때에는 무섭지 않다. 그런데 왜, 그런 이야기 들으면 사촌들 사이에서는 에이, 난 안 무섭다 시시해~ 이래놓고는, 잠들려 누웠을 땐 두 눈 말똥말똥해져선 창 밖 바람소리에도 으헉, 귀신 소리 같어, 아까 이야기 들은 처녀 귀신 찾아온 거면 어떡해! 하는 그런 기분. 처음에는 웃고 넘어갔는데 밤이 깊어갈수록 어째선지 들은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뚜렷한 하나의 이미지가 되어서 맴돌고 떠나지 않는다.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 - 귀신 들린 호텔, 악마와의 조우 등등- 를 통해서 펼쳐나가는 이야기가, 결코 으악 깜놀-! 할 정도로 참신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상도 하지, 사람 시선을 꼭 붙들고 그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오히려 어떤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게 되는 것. 이것이 킹이다 , 라고 말하고 싶다!  B.C.(Before Car accident) 이전의 킹 단편들에서는, 단순하면서도 참신한 상황의 공포가 눈에 들어왔다. 옥수수밭이라던가, 뗏목 아래, 무인도 상황 등등. 이제는 그런 '상황'보다는 좀 더 '인간' 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고뇌를 안고, 어떻게 행동하고 등등. 그 행동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노(련한) 작가의 힘이 아닌가 싶다.

 잘 봤습니다,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뱀다리)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역시 "총알차 타기" ... 아놔; 이 이야기를 여기에 싣다니 반칙 아닌가; 하룻밤 유령과의 드라이브♡ 인데 그 속에서 주인공의 고뇌를 읽다보면..사람 미친다;; ...전부터 좋아하던 이야긴데 또 보니까..그래도 여전히 좋기는 좋더라. 종이보다 e-book으로 먼저 내놓는다고 난리를 쳤던 소설로도 또 한편 유명하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이야기가 점점 기괴해지면서 강요되는 선택의 그 순간과 이후 주인공이 미칠 것 같던 그 고뇌의 순간들이 좋아 미치겠다.;;
  그 다음은 "검은 정장의 악마". 이게 오헨리 문학상을 킹에게 준 소설인데, 언뜻 별 다를 것 없는 이야기인데.. 정말 구수하다! 그냥 전래동화를 좀 각색한 듯 철썩 입에 달라붙는 이야기 구조가, 킹 특유의 기괴함으로 빠져드는 (...아놔; 이러니 킹을 좋아하는 듯;;), 광기가 짙어지는 (..이래서 킹을 좋아하는;;) 분위기에 홀딱 빠졌다!!! 

렛츠리뷰

by 我的雲 | 2009/08/23 22:20 | 감상적 감상기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