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재도전, 방황, 새도전. 가끔은 특이한 날


 벌써 몇 번째의 방학인지 모르겠군요. (먼산)
 어쩌다보니 원하는 공부는 하게 되었는데, 시간은 훌쩍 지나가 이런저런 가림막을 제공해주는 듯 합니다. 자, 이 길은 이제 닫혔어. 좀 더 일찍 왔어야지, 하는 (마음의) 소리를 참 많이 들은 듯 합니다..

 그래도 또 1년을, 무사히 잘 넘기고 왔습니다. (재시는 하나 걸렸지만..-_ㅜ)

 생각치도 않게 시험 준비를 해야 하게 생겼지만, 일단 이번 방학에는 단 하나의 목표에 올인을 해 보려 합니다. 제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관심이 없던 일.

 다.이.어.트.

 ...살 빠지면 좋겠다,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살을 빼려 합니다. 제 아름다움을 폭발시켜 보려 합니다. 팜므 파탈이 되어버릴 거예요. 아니, 진심이에요.

 한번 살이니 제 게으름 같은 거, 제가 저에게 주던 변명 같은 거 집어치운 저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누군가가 그러더라고요. 완벽을 추구함이야말로 자기를 자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고....

 글쎄요.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방학, 모든 걸 젖혀놓은 채 한번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제 몸이 제 통제 하에 뜻대로 움직이던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에 최대한 근접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져서요. 운동 신경이 꽤 있는 편이지만, 몇 년 째 앉아 공부하고, 허리 디스크 생겼다 수술하고, 살은 디룩디룩 찌고, 하는 와중이 되어버리니 운동 신경과는 무관하게 근육이 부족하고 훈련이 안 된 상태가 되어버리더군요.

 그리고 그게 마음에 들지 않고.

 서브 인턴이나 다른공부하고 싶은 게 많지만, 이번 방학에는 정말 딱 운동 하나를 최선의 목표로 둘까 생각중입니다.

 사실 그 계기가 된 게 저번 마라톤 도전이었어요. 5km 정도야 할 수 있겠지, 사실 최근 1년 동안은 (최근 3개월은 제외하고..ㄱ-;;;; 지옥같은 4큐..ㄱ-;;) 헬쓰장을 꾸준히 나가서 그 정도 한시간 주파는 가능하지않갔삼? 했는데 헐.;; 헬쓰장에서 실제 5km을 염두에 두고 운동을 하니..엄청 못하겠더라고요.;; 30분 런닝 머신 위에서 하는 게 고작 1.5km였다니..하면서 5km를 따라잡으려 애쓰다보니, 그제야 제가 얼마나 운동을 설렁설렁 했는지, 제 게으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은근히 자만해버린 거죠.

 이번에도 목표는 5km.. 내지는 1월 한 달 운동해본 이후, 기록을 봐서 10km에 도전을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3월 1일 마라톤 있다는 거 벌써 체크해뒀습죠. 훗훗.-_-v  마라톤 하다가 목표치만큼 살이 빠지면 좋겠는데, 그게 안된다면 1월 중순부터는 좀 더 빡세게 수영을 병행하던가 해 볼 생각입니다.

 생각해보면 인간은 얼마나 설거우며 자기에게 너그러운 존재인 걸까요.. 저 자신에게는 좀 더 빡빡하고, 남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자 다음 한 해는 노력해봐야겠습니다.

 자, 연말 반성 착실히 잘 하시고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는 좀 더 알차고 뜨거운 한 해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뵈어요!!!

아호. 생존 신고, 생존 신고, 생존 신고. 얼렁뚱땅잡담


1.  아직 안 죽었어요.
    아직 안 죽었다고요.
    곧 죽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안 죽었어요.

    ...곧 죽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안 죽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엉엉.
    (곧 소화기 시험)

 2. 요새 즐겨보는 드라마는 뿌리깊은 나무.

     ...하아. 좋고나.
     전 다른 건 몰라도, 강채윤이라는 이름도 좋고, 똘복이라는 이름도 좋고,
     똘복이나 '내가 똘복이다-!!!' 하면 진-짜- 좋아서 ㄱ-;; 방방 뛰고 있습니다.

     본방 사수까지는 무리지만 애쓰고 있어요...

 3. 어찌어찌 소문으로만 듣고 있던 '짝'
     ...'모태 솔로' 특집이래서 보고 있는데..

     ...제 눈에 흐르는 것은 눈물이 아닐 거예요.
     제 입가에 흐르는 것이 어딘지 모를 공감의 미소가 아닌 것처럼.

     모르겠어요, 대체 뭘까.;;;
     안 놀아봐서, 는 아닌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사람 대하는 것에 대해서 겁을 내는 게 있어요.;; 이걸 잘못하면 어쩌지, 저걸 잘못하면 어쩌지, 하면서 선을 그어놓고 사람 대하는 거. 상처 받을 까봐 무서운 것도 있으니 허세를 떨기도 하고, 일에 빠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라고, 알아요. 하지만 그게 쉽지 않아요.
     ....그래요, 무섭거든요. 저 나름대로 자라오면서 당한 일이 있고, 살아가고 싶은 방향도 있고.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무서워지는 방향이 있고. 그리고 지금은 그걸 좀 이기고 싶어진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
     
     사람 대할 때 대화말문을 쉽게 열지 못하는 거.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 머릿속이 너무 엉클어져 있기는 해요. (...머릿속에 좀.....유혈이...좀...음...; 하아;) 상대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거, 그게 내 자신이... 많이 약하니까, 남들에게 파고들지 않고/못하는 만큼 나를 파고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 그게 문제의 근원이겠지요. 그만큼 강한 척 허세 떨고.

     그게 솔직하게 다가가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자라온 방향이라는 게, 무서워요. 저 상대에게 잘 보이고, 여자로 다가서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아차 방심하면 상대방과 대화하는 방법을 리셋해버리는 거예요. 관심 없는 분야로의 대화를 펼쳐나가는 게 쉽지 않아요. (듣는 건 잘 하는 편인데..허참;; 그 대화 물꼬를 틀기까지가 좀 어려워;;;)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과, 어느 정도까지 어느 방향으로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해서 대화 물꼬를 틀고 나가는 방향을 이제껏 익혀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와서 고생하는 거겠지만...

     ...참 쟤들 불쌍하기도 하고;; 대화 방향을 보니 이해도 간달까. 어렵겠지, 어려워, 나도. 쉽지 않아.

     ...아아. 연애하고 싶다-!!!
     (일 따위... ....일 잘 할 게요, 연애도 할래요....>_<;;)

4.  네. 다다음주면 기말 고사예요.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연애도 할래요. 하고 싶어요.>_<;;;

5. ...다다음 주면 기말고사예요......................

2011.12.02
또 죽으러 가요. 시험따위.ㅠ-ㅠ;


고무줄 끊기듯. 가끔은 특이한 날

 
 일순간 맥이 탁 풀렸다.

 논문 번역 숙제가 나왔다. 교수님 말씀이 잘 안 들렸지만 대충 C-...bypass. 오늘 배운 내용은 심장 해부 구조. 아, Coronary A. bypass..겠거니. 열심히 논문 찾고, 번역하고, 신나게 요약하고.

 그리고 숙제를 룰루랄라 제출하려던 찰나.

 C.P.B.

 ....잘못 들은 거다.

 순간 맥이 탁 끊겼다. 순환기며 신요로를 신나게 내달리고, 4Q의 신경계와 소화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체력 관리와 어떻게든 싸우려는 것도, 모든 것이 그냥... 일순간 풀려버렸다.

 의욕 자체를 상실해버렸다. 제출 기간은 오늘 밤 자정이니, 발견한 9시쯤부터 어떻게든 한다면... 할 수 있을까? 내일 공부는? 주말 연휴 틈내서 해야 할 공부는? 그 모든 의욕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가장 톡식하다는 교수님이라, 어떻게 반응할지도.. 뭐,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남은 2주 차근차근 쌓아가면, 뭐 어떻게든 시험 평점은 대충 나오겠지. (4/60)*0.1에 해당하는 점수를 위해 이미 난 투자할 시간 이상의 시간을 투자했을 뿐이고. 삽질 하루 정도... 할 수도 있는 거고.

 오빠는 이런 내 상태에 대해서 '가끔은 한심할 수도 있는 거다'라고 위로해주고, 그렇게 위로를 받으려 한다. 나도 사람이야. 가끔 실수한다고. 피곤하면 어쩔 수 없잖아. ...그러다 중요한 순간 실수하게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일단은 나중에나 하자. 지금은..지금은 그런 걱정할 때가 아니니까. 지금부터라도 주의하면 되는  거니까.

 ..마라톤은 나갈 수 있을까. 원래 40분 내 들어오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은 참가만 해도 기적일 듯 싶다. 일요일 아침 8시 30, 그리고 10시까지의 진행. 그 후에 와서 공부를 한다면 목표치만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것저것 너무 욕심을 내서 잘 하려다가 그물을 끊어먹은 어부가 되어버렸어. 너무 큰 물고기를, 너무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는 없잖아. 정도껏 하자. 할 수 있는 만큼만 주워담자고. 할 수 있으면 저인망으로 물고기 씨앗까지 말려버려도 괜찮지만, 넌 그런 깜냥은 아닌 거야.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2011.09.29.
삽질 따윈 사람 허탈해져버리잖아.

2011 최대 미친 짓?ㄱ-;; 가끔은 특이한 날


 개강을 한 지 3주 지나서 찾아온 추석은 그야말로 천국님의 재림이셨다. (....)
 개강하자마자 첫주 배운 것 다음 주 월요일 바로 시험, 그 주 배운 것 다시 다음 주 월요일 시험. 2 번의 시험을 치르면서, 2주차에는 과민성 대장염에 감기까지 겹쳐서 그야말로 지옥의 체력 바닥까지 경험을 했던 차라서, 추석은 그야말로 감지덕지, 지금 쉬기보다는 공부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단 나흘이라, 더 귀했던 추석!

 금요일 점심 시간 때부터 그야말로 안절부절이었다. 아후, 시간 안 가. 들어오신 교수님들도 마음이 휑하니 떠나신 게 보이지만 뭐 어쩌겠능교. 하필이면 6,7,8교시를 들어오신 교수님께서는 사과를 하시면서도 이번에 진도를 빼야 한다고 6시 15분까지 수업을 하시고..(...학생들의 말없는 절규가 느껴졌어, 느껴졌다고;;;)
 
 그렇게 찾아온 토요일.

 사실 이번 추석 4일 동안에는 운동을 좀 하고 싶었다. (요새 운동에 딱히 버닝한 것도 아닌데 시간만 나면 운동.. 나이 들었다는 증거일까요. 흑흑.) 

 왜냐하면 10월 2일 마라톤 5km 파트에 등록해놨거덩. ㄱ-;;;

 개강하자마자 시험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총대단 선출이니 뭐니 바쁜 학교 일을 보면서 아무래도 마음이 허전했다. 뭔가 좀 더 바쁘게 지내고, 뭔가 좀 더 적극적으로...

 싸우고 싶었다. 한 복판에서.

 마음은 그렇게 부글거리고, 열정은 식지 않고 내뿜어지길 기다리지만 어디 한 곳에도 배출할 곳이 없다. 아마 지금 누군가,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면... 조금은 서툴게, 하지만 많이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사랑을 작심하고 할 수 있다면 말이지) 그렇게 이글거리는 용암을 속으로만 삭이다보니, 몸은 자꾸만 삐그덕거린다.늘 분노하고 싸우려 들고, 열정을 담아낼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데, 그럴 대상을 딱히 찾지 못한 채 방황하니, 영혼조차 내 몸뚱이를 외면하려는 듯이 보인다.

 그 흔한 말, 진정한 적은 나 뿐- 이기에, 마라톤에 신청한 것 까지는 좋은데, 연습은...

 개뿔. ㄱ-;;

 월요일 하루 등산 한 시간 정도 하기는 했다만, 기초 체력이 여전히 꽝 (입학 당시보다는 나았겠지만 여전히 즈질 체력...이러면서 뭔가 일감만 주어지면 반짝 타오르는 게 진원진기를 갉아먹고 사는 타입..ㄱ-) 이라는 것만 좀 확인했을 뿐이다. 이제 겨우 3주 남았으니 그 전에 쉴 기회이기도 했고. 앞으로 3주는 그야말로 에베레스트 5고봉 중 2고봉을 마주하는 (다른 말로 소화기 오시기 전의 순환기...ㄱ-) 지옥의 주간.

 이런 때 마라톤(이라 거창하게 부르지 말자. 5km인데...) 신청해놓은 게 생활에 좀 활력이 주어지나 했는데, 아무래도 내 마음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허약한 듯 싶다. 그래도 뭔가 갈피를 못 잡고 비틀거리니.

 ..등록비가 1만원 밖에 안 된 게 아쉽다. 한 10만원 정도 했으면... 미친 척 연습을 했을지도 몰라.
 3주 동안, 한 번 해 보자, 5km!!!!!

2011. 09.13
동네방네 소문내면서 어떻게든 스스로를 궁지에 모는 중.


[한드] 스파이명월, 보스를 지켜라, 여인의 향기 - 기타


 그러고보니 '한드' 카테고리는 없구나. 왜 없냐면 많이 안 보니까. 
 하여간 모처럼 한드 감상!

 1. 스파이 명월 :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 이미 보기 관뒀다. 6화까지 봤던가.
     - 에릭의 연기는 아무리 봐도 뭔가 이유 모를 독고진이라 불편했다.
     - ....한예슬은 너무 예뻤다....-ㅠ-;
     - 이소좐가 하여간 북한군 대령님. 다른 건 몰라도 예쁘게 생겼더라.(내취향)
     - ...그런데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뭔가 딱! 납득이 가지 않았다. 로코를 표방한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힘이 없다. 로맨스를 중심에 둬야 하는데 에릭의 캐릭터가 비밀을 감추고는 괜히 이래저래 까칠하기만 하니, 알콩달콩 재미있어야 할 상황에 까칠하거나 무겁기만 했다. 그러니 뭔가 극이 사방팔방, 사건과 연계되어 감정이 자라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로맨스를 이뤄야 할 부분에 괜히 명월이가 계속 짤리기만 하고, 북한(?)에서는 죽일거라고 협박이나 하고. 기본적으로 스토리 구조가 너무 약했다. 만약 다른 상황이었으면 그럭저럭 에릭-한예슬(솔직히 한예슬빨...진짜 예쁘더라!!) 볼 재미로 보겠는데, 하필이면 '최고의 사랑'에서 까칠 연예인 독고진이 캐릭터에 1획을 대거 그어버렸으며, '여인의 향기'와 '보스를 지켜라'가 시작되면서 로코 전성 시대를 맞이한 중에 애매모호한 로맨스 코메디 물은 점점 방향을 잃어가는 게 보였다. 사건이랄 것도 없이 자꾸 한명월을 짤랐다가 어떻게든 복직시켜서 둘 사이를 이으려는 게 보인 순간 짜증나서 관둠.
     - 한예슬씨의 무단 촬영 거부는 아쉽긴 하다. 앞으로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 같아서 아쉽고. (진짜 예쁜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 쪽대본(어떻게 금,토요일에 월, 화요일 방송 분량이 없냐?) 촬영과 그 개발새발 스토리 진행을 거부할 배우의 정당한 권리 행사 방법이 뭐가 있을까 싶더라. 이해는 가지만 너무 배수진을 친 건 아닌가.... 진짜 예쁜데....(....)

 2. 보스를 지켜라.
     - 이 드라마는 커플의 로코가 너무 좋다!!!! 특히 지성... 나 지성이라는 배우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전에 드라마 뭐 봤나 싶을 정도 였는데 어휴, 여기서는 그냥, 표정 하나 연기 하나 동작 하나에 계속 홀린 듯 보게 된다.
     - 최강희씨야 뭐 깜찍하니 별 다를 바 없지만, 대신 캐릭터가 너무 좋다. 할 말 하고, 못할 말 참고, 사람 위로해주고, 아, 정말 저럼 재벌 아들이라도 꼬실 수 있겠구나, 싶게 성숙한 캐릭터를 보여주거든. 음음.
     - 유일하게 짜증나는 건 재벌이지, 뭐. 현실속 재벌이랑 너무 똑같아서 짜증나는 것 뿐.ㄱ-;;
     - 어쨌든 묶었다-풀었다- 완급 조절과 감정 흐름, 서로 엮여가는 게 너무 예쁘고 즐거운 드라마. 이거 보려고 고릴라 깔았슈...(TV 없는자의 SBS 선택, 고릴라..ㄱ-)
     - 다른 말로 하자면, 아래 여인의 향기보다는 보스를 지켜라를 당장 하는 시간에 보지 않으면 못 견딜 정도였다는 거. 배우들도 연기가 일품인데다가, 캐릭터들과 그 어우러짐이 너무 좋다.

 3. 여인의 향기.
     - ..김선아씨야 워낙에 좋아했다. 솔직히 난 시티홀 > 김삼순 파 쪽이긴 한데, 그건 조국(차승원) 영향도 있을 거고. 어쨌든 김선아씨 연기는 좀 비슷비슷해 보이기는 하다. 목소리 톤이.... 일상적 어투 할 때랑, 일순간 흥분해서 소리칠때랑, 목소리나 연기톤이 비슷하다. 김선아표 연기랄까. 그래서 김선아씨는 캐릭터를 잘 만나야 한다. 그 목소리를 적용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라고 본다. 표정이나 눈빛 연기는 그 상황에 맞게 잘 하는데, 그 이상의 것..이랄까. 차승원씨가 조국-독고진이라는 2개의 캐릭터를 가진 것처럼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 여인의 향기에서도, 김선아는 김선아이지 이연재, 까지는 될 수 없는 듯 해서 아쉽다. 시티홀에서는 어느 정도 '신미래'까지는 부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김삼순 연기를 시작함으로 굳어진 발성-눈빛-표정 등이 너무 굳어지신 게 아닌가 싶다. 신미래야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다소 단호한 이미지를 보이면서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거고.
     - 그렇지만 여인의 향기는 그런 김선아씨에게 딱 어울리는 캐릭터와 스토리 진행!
     - 이 드라마를 보게 되는 또다른 큰 힘은 바로 남주. 이동욱씨.... 이 남자, 처음에는 뭐 저렇게 눈빛 뚱하니 고저 고런 연기 하는 남자가 있나 싶었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극중에서 자주 씻을수록, 이라는 말도 통할지도..ㄱ-) 캐릭터가 정감이 간다. 무엇보다 서브 남주인 채은석 선생 캐릭터도 좋고.
     - 채은석의 배우 엄기준씨가 좀 구설수에 오르긴 했는데, 그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는 딱 좋다고 본다. 당황하고, 냉정했다가 째진 눈으로 가볍게 상황을 정리하고 표현해 내는 거. 그 연기 보면 볼수록 좋더라.
     - 스토리가 힘이 있다고 할 수 있는 편인데, 그게 좀 아쉽다. 왜냐하면 재미있게도 이 '힘'을 준 원천이 '엉망진창 깊이 제로 막무가내 그냥 클리쉐'적인 악역 때문이니까. 그러니까, 이런 거다. 남주가 여주를 좋아하게 되는 상황에 보면, 너무 뜬금없이 외부의 힘 = 약혼녀가 개입하게 되는 거다. 그 개입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고, 깊이도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짜증난다. 재벌 따님께선 사랑하던 남자가 등쳐먹는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미친 듯이 남주에게.... 지랄을 피운다. ㄱ-;; 아우, 그걸 뭐라 해야 할까. 사랑해서가 아니라, 너 감히 나랑 약혼하자고? 무를 자신도 없지? 라고 해야 하나... 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거고, 왜 그런 대사를 하는 건지.
   그 악역 캐릭터의 가장 큰 문제는 깊이가 없다는 거다. 무작정 김선아 캐릭터를 싫어하고, 약혼자 캐릭터를 싫어하도록 설정된 로봇 같다. 갑자기 뺨을 때리고, 자기가 뺨 맞은 거에 엄청 세상 무너져라 분노한다.
    이쯤에서 김선아씨의 또 다른 로코 '시티홀'을 비교해보자면, '시티홀'에서도 남주의 약혼녀로 재벌따님인 '고고해'가 나온다. 하지만 그 캐릭터에게는 행동을 이행하게 하는 정당한 명분이 있었고, 거기에 걸맞게 행동을 했다. 그런데 '여인의 향기'에서는 지나치게 역겹다. 표지만 '재벌 따님'이지, 그 외에 행동은 길거리 양아치만도 못하다. 이미 재벌 딸 아들은 넘치도록 드라마에 나왔다. 재벌 딸 아들이 아니래도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행동 양식을 보고 배우고 흉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왜 작가가 저렇게까지 대충, 너무 역겹게만 썼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공부를 안 했던지, 그냥 귀찮아서 안이하게 설정했는지, 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천박하게 얕은 캐릭터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남주가 여주에게 가는 게 당연해보이는 거다. 아무렴. 저런 미친 년이랑 누가 약혼하려고 해. 사생활 간섭 말자면서 불쑥 집에 찾아오고, 가구 갖고 잔소리하고, 출장 간데 따라가서 여자 보고는 빡 돌아서 미친 척 하고... ...이 캐릭터, 정신병자 아닌가 싶을 만한 요소들만 모조리 부각시켰는데, 드라마 작가가 제정신이라는 유일한 증거는 남주가 여주를 사랑하게 되는 것 뿐이지 싶다.
     - 여인의 향기는 남주-여주 힘으로 밀고 나가고 서로 감정이 이끌리게 되는 (악역을 빼고도) 과정이 좀 느리지만 충분히 보이는, 예쁜 드라마다. ... 문제는 다음주가 될 것 같은데, 드라마 소개상 되어 있던  남궁모씨가 분 중인 목소리 알아듣기 힘든 악역 아빠 재벌 회장님께서 그 따님처럼 미친 성격 드러내서 라인 투어 개박살내려고 하면 조금 짜증나기 시작할 듯.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그나마 악역이 지니고 있던 '죽을 만큼 사랑한 남자가 등쳐먹던 사기꾼임ㅋㅋㅋㅋ 근데 아빠도 알고 이씀ㅋㅋㅋㅋ 20억 뜯겼음ㅋㅋㅋㅋ'의 캐릭터도 무너지게 될 것 같거든. 즉, 여인의 향기는 악역 쪽에 대한 어떤 반대급부가 너무나 부족하다. 그냥 재벌이니까 아들은 백화점 물려주고 좀 싸가지 없고, 딸은 싸가지 없고 돈으로 해결하려 하고, 뭐 그냥 그런 이미지들. 그래서 많이 괴롭다. 분명 남주-여주간에 서로 이끌리는 광경은 묘하게 잘 표현하는데, 그네들 중 하나만 없어져도 드라마가 평범에서 평범 이하로 급락해버리니.
     - 그만큼 배우기도 한다. 아, 악역도 나름의 스토리와 행동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하는 구나, 라고.

  최고의 사랑도 사실 볼때마다 약간 괴로웠다. 모든 게 좋은데, 초반에 비하면 중-후반부에 들어서는 사건들의 연결 관계가 느슨해졌달까. 초반기 숨가쁘게 사건들이 벌어지고 정리되면서 둘 사이 감정이 뚜렷해진 거에 비하면, 후반부에는 뭔가 딱히 이거다! 싶은 사건이 없었다. 왜 거, 신발 낙찰 사건 같은 거 말이다. 후반부에는 뭐 있나? 그냥 둘 사이 흐지부지 스르르르 연결되고 결혼하게 된 것 뿐. 악역이 스스로 물러나고(그것으로 갈등 관계가 종료되어 버리는데 사건이 어떻게 발생하겠나 싶음..;;), 주인공 성격이 그냥 '내가 참지'하면서 좀 소극적인 데가 있다보니까 클라이막스로 이어지기보단 그냥 스르르르.. 그냥 동화풍으로 끝났다고 본다. 그런데도 끝까지 보게된 힘은 두 주인공 캐릭터 때문! ..독고진은 그야말로 차승원 연대기의 최고봉 중 하나다. ㅠ-ㅠ;;;

  그래도 올해 한드를 1편 다 보고, 보스랑 여인까지도 다 볼 것 같다.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한드를 3편이나 건지다니! 올해는 이 정도면 풍년이고나!!!!
 (올 연말 SBS 연기대상은 좀 곤란하겠다. 김선아가 받을 것 같지만 최강희도 나쁘지 않슈!!!!!!)

2011.08.16.
모처럼 한드 월척 시대. 좋고나!!!

1 2 3 4 5 6 7 8 9 10 다음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