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훵하니 지나갔나 했는데, 그래도 꽃은 아직껏 제 계절에 피는 듯 하다. 진달래니 철쭉이니 영일홍이니 하는 것들이 죄 홱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그 뒤를 이어 찬찬히 하나 둘 꽃이 피어나 길가를 장식한다. 여름이라기에는 애매한 이 시기를 위로하려는 듯, 아직은 푸른 느티나무에 시선을 주지 말라는 듯. 꽃은 그래서 질시쟁이. 제 온 한 몸만 보라고, 녹빛 가득한 연못가에서도 제 몸 하나만 보라고 온 몸으로 노래를 하는 듯 하다. 분수도 연못의 수기도, 그 위에 보기 좋게 조경해 놓은 것도 죄 필요 없이 제 하나 보라고 노래한다. 밉지 않으니 그것이 꽃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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