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트루 블러드(True Blood), 그리고 사랑의 시선.


 밤새도록 정주행했다. 달렸다.열혈 달렸다. 곰플레이어 혹사시켰다. 하드 뺑뺑이 돌렸다. 뭐라 말해도 한가지다.

 트루 블러드(True Blood) 보면서 밤을 지새웠다.

 뭔가를 보면서 알콩달콩, 가슴 설레이면서 연애담을 기다리는 심정이 참으로 오랜만인 듯 하다. 음, 가장 최근의 이런 로맨틱한 감정은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딱 한 순간 피어오르다가 푸시시 가라앉았다. 그런데 실로 오랜만에 남의 감정담에 이렇게 몰두했다.

 트루 블러드- 역시 뱀파이어는 여인의 피를 끓어오르게 하는 면이 있다니까! (....정말?) 노예 출신의 좀비와는 반대로 귀족 출신의 뱀파이어는 그 출생부터가 .. .색정적이다. 음음. 피를 나눈다는 개념도 그렇고. 

 이번 시즌의 미국 드라마 신작 '트루 블러드 (True Blood)'는 기존 뱀파이어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꽤 섞어넣은, 결과적으로는 로맨틱 뱀파이어 고어 싸이킥 개그물이라고 할 수 있다. (....)

 뱀파이어는 그 탄생 이후로 수많은 변형을 거쳐왔고, 그런 점에서 트루 블러드는 과히 '기대'할 만한 점은 없다. 색다른 점을 고르라면, 그들을 '한 종족'으로 사회에 편입시키려 하는 노력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랄까? 2년 전 일본에서 개발한 인공 혈액 트루 블러드 (Tru Blood) 개시 이후, 뱀파이어족은 자신들이 인간 사회로 나서서 인권을 보장받기 위한 운동과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면서 '종족'으로 나선 뱀파이어와 인간간의 편견 다툼이라 해도 좋고, 제작자 특유의 여러가지 설정을 음미하면서 봐도 좋다고도 하지만....

 내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로맨스'라고 할 수 있다. 후반부에는 좀 흐려졌지만 (1시즌 12화로 끝내려고 좀 후반부는 우다다다 달려가는 느낌이 강하다. 뿌려놓은 걸 거두기는 해야 할 테니 감정 터치가 초반보다 약해졌다. 아, 제발 좀; 감정 터치 흐려지는 건 베바에서 충분히 당했다고!!!)    초반부를 보다보면....

 로맨스라는 건 그런 건가 싶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그 많던 사람 중 한 사람을 보면서, 그의 동작을 보고, 그의 눈빛을 받고, 그의 눈빛이 변하고, 그 시선의 터치감.
 
 그런 점에서 트루 블러드는 참으로 충실한 로맨스 물이다. 여주와 남주의 시선이 차근차근 얽히고, 서로 다른 종족과 서로 다른 능력 때문에 아웅다웅 무서워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살짝이 겁을 먹기도 하는 과정들이 좋았다. 
  처음 그 누군가를 보게 된 순간.
  자신의 존재감을 압도해버리는 다른 존재감의 등장.
  그러나 그것이 두렵지 않은, 온 신경과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상대의 등장.
 그리고 그의 시선이 나와 같은 감정으로 변해갈 때의 기쁨.


후반부에는 좀 흔들리지만, 설정이나 색정이나 꽤 깊이있다.51분이라는 미드 답지 않은 러닝 타임 속에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차차 진행되는 주변 사건이나 설정 등이 꽤 깊이 있는, 그야말로 '성인용' 작품이다. 색정적인 면에서나 설정적인 면에서나. '종족'으로서의 뱀파이어 인간계 편입에 관한 문제는 또 다른 생각해 볼만한 재미있는 화두이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최근 벨로아 궁정 일기를 읽었더니, 지나치듯 터치한 한 문장 - 한달에 30케론(돈 단위가..; 뭐였더라;;)이면 뱀파이어 아이를 흡혈 행위에서 구제할 수 있습니다, 였던가? 그런 설정을 읽고 이런 걸 접하니 재미있달까, 클리셰가 되어간달까, 후발주자의 서글픔이랄까..^^;;)   

 오랜만에 남자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가슴 설레는 경험을 했다.  그런 감정, 난 평생 녹여내지 못할 지도 모르겠다. 인생에서나 소설에서나.

by 我的雲 | 2008/11/21 10:35 | 감상적 감상기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08/11/21 10:5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我的雲 at 2008/11/21 13:08
그렇게 보는 분이 많은데, 제가 좋아하는 트루 블러드의 매력은 '빌'의 시선이라서요.^^

시골 배경으로, 말씀하신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아낸 것도 트루 블러드의 매력점이긴 하죠. 이야기 정리가 다소 산만한 면도 있지만, 깊게 생각할 거리도 많은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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