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요새 읽은 책 No? 2008.12.26 - 도서


 올해도 얼마 안 남았구나.

 생각해보면 이사온 후 온갖 우여곡절을 참 많이 겪었는데, 그 우여곡절은 아직껏 끝날 생각이 없다. 머리가 복잡할 때에는 책이 최고다. 남의 괴로움은 나의 즐거움, 남의 즐거움도 나의 즐거움. 음음. 좋은 건 좋은 거니까.

 1. 불사왕
  - 내용 : 불사왕 소년 환생기
  - 감상 : 이거 연재할때 으햐으햐으햐;; 거리면서 읽었는데 이제야 나왔다. 사실 연재한 후 거의 1년 넘었거나, 10개월은 넘었거나 해서 좀 잊었는데 제목 보고 설마!!! 하면서 봤는데 그 설마놈의 작품이다. 젠장; 왜 이렇게 오래 걸렸쪄여!!! 어쨌든 보통 연재할 때 좋아라 읽던 책도, 막상 책으로는 에이, 하거나 이거였나? 난중에.. 하는 작품이 많은데...
     ...불사왕은 단번에 기억해내서 단번에 읽었다. 아, 역시. 그때 읽을 때 느낀 감각이 101% 완전히 느껴진다. 역시..멋져부려>_<;; 작가님이 연재와 책 사이의 턴을 좀 길게 잡았던 만큼, 앞으로 한달 주기는 지켜주시겠지, 하면서 기대 중. 뭐랄까, 참... 독특한 설정이 눈에 들어오는데, 주인공 설정이 너무나 완벽하게 잘 유지되니까 참 좋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뭐랄까, 역시 매력적인 글의 첫번째는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다운 뽀대가 아니라 주인공 다운 성격. 캐릭터. 성깔. 사건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꽉 잡힌 안목. 성장이 있으면 좋고, 아니래도 독자가 읽는 내내 헷갈리지 않도록, 주인공이 꽉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었는데...
 ...문제는..... 흑흑 작가님, 홀베크와 레티치아 살려내줘요.ㅠ-ㅠ 아..말도 안 돼.ㅠㅅㅠ 내가 2권 읽고 걔네 안 살려뒀음...3권 읽으면서는 이를 갈고 4권 읽으면서는 손톱을 갈고 5권 읽으면서는 발톱을 갈고... 그 다음부터도 계속 뭔가 갈아댈 겁니다..ㅠ-ㅠ
  주요 인물들 역시 중요한데, 그토록 매력적인 인물들을 좀 너무 쉽게 버린 것 같아서 어리둥절.
  또 한 가지 의문은, 나는 '소드 마스터'라는 말을 끔찍스럽게 싫어한다. '소드 오러' 라던가 '오러 블레이드'라는 말을 들으면 뭐랄까, 손가락 끝에서 팔 근육 전체로 "무기력한 벌레가 기어갑니다 두두두두두" 하면서 힘이 쭉 빠지고 진절머리가 나는 그런 느낌. 아, 읽는 건 사실 무관한데, 뭐랄까, 걔네 용어들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쓰기 싫다.
  무협에서 검강, 검기, 뭐 그런 거는 괜찮다. 그냥 스물거리면서 넘어가겠는데 왜 굳이 소드 오러~ 라던가 소드 마스터~ 익스퍼뜨~~ 라는 말만 들으면 소름이 쭈욱 돋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노릇.;; 문제는 이런 용어의 도움 없이 다른 용어를 써봤자 (솔직히 그런 환타지도 몇 질 봤는데) 이해가 쉽지 않다는 건 나도 알고 있고. 참 고민되는 부분이다.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싫은데, 도통 그 싫은 이유를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 왜 그 설정들이 거북한 걸까? 요새들어서 참 고민되는 부분.

우음;;
그런데 2권은 좀 실망이었다.; 불사왕의 정체성이 흔들린다. 말투만 어른스러운 것이 불사왕이 아니라, 지극히 현묘한 존재가 소년의 모습에 있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주변 인물들을 관조한다는 느낌이 참 독특해서 좋았는데, 2권에 이르면 그런 불사왕은 온데간데 없어진다. 세상에 말싸움에서 지는 테오라니! 테오라니!! 주변이야 어찌 되었든 테오는 테오, 였어야 하는데 후권에 이르면 불사왕이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소년만이 남아버렸다. 으흑흑; 1권의 느낌을 돌려주셔요!! ...더불어 홀베크도..-_ㅜ;


2. 무당신선
 - 내용 : 무당파에 신선 탄생.
 - 감상 : 아, 요놈도 상당하다. 처음에는 좀 대사도 길고 편집 상태가 영 아니다 싶었는데, 와우.; 뭐랄까, 역시 주인공? 주인공이 정말 신선 처럼 느껴진다. 주변 인물이 좀 쉽게 쉽게 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요괴라던가 하는 점이 좀 낯선 동양쪽 괴담 읽는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무협의 향이 풍기는 것이 참 재미있다.
  책을 읽으면서 한권이 몇 권이 되는 것처럼 호흡이 긴 것도 있고, 몇 권이 한 권 되는 것 처럼 호흡 짧은 것도 있는데, 불사왕의 호흡은 길면서 침중한게 정말 분위기가 죽인다.(결코 지루하다는 의미는 아님. 읽고 난 후 묘하게 몇 권을 읽은 듯한 여운이 길게 남는다) 무당 신선의 경우에는 호흡이 짧아서 4권까지 읽는 내내 2권 정도 읽은 것처럼 푹 빠져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그야말로 찰나의 지간에 빠졌던 것처럼. 여느 무협에서 영겁과 찰나의 한 순간이니 현묘 무아지경 그런 거 읽어도 에헤라~ 니는 빠져라 나는 현실에 있노니~ 했는데 이 소설 읽으면 묘하게 그런 '도' 같은 게 정말 느껴지는 듯, 그런 감정이 드는게 정말 푹 빠져 읽었더란다. 아, 정말 좋았다.
  하지만 역시 편집에 대해서는 말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좀 더 깔끔하게 안되나?;;;; 문단이나 문장 등이 너무 투박해서, 조금은 괴로운 지경.; 그게 받쳐줬으면 좋았을 텐데.

 3. 화공도담
   - 내용 : 화공이 도에 관해 이야기하다.
   - 감상 : 와우! 이놈도!! 이놈도 정말 재미있다. 음, 뭐랄까, 주인공이 특이해서는 아니다. 글의 매력을 단순히 기기괴괴신신묘묘현현...뭐 하여간 개발새발 특이한 소재에서만 찾는다면 말이 안 되고. 음. 주인공의 성격이 유순하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매우 잘 어우러졌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읽으면 재미있는데, 딱히 뭐라 설명하기는 어렵다.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즐기기 편한 글로 매우 빼어나다, 라고 해야 할 듯 하다..;; (감상 말하기에는 공력이 딸리는 글인지도...)

 그러고보니 요 며칠 읽은 것 중 내친 것들은 벌써 제목도 잊어버렸고, 내용도 가물거리는 게 많은데...
 뭐랄까. 그런 것들의 특징은 "내용 설명이 복잡해진다" 라는 게 있지 않나, 생각한다.
 흑마법사-에서부터 무당신선, 불사왕 등 최근 재밌다 쾅쾅! 찍은 소설들의 내용 소개는 거의 간단. 제목 그대로 설명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단순한 내용 설명. 하지만 그렇지 않은 글들, 그러니까 이러저러한 설정에서 이러저러하여서 뭐뭐를 하려는 소설~ 로 복잡해지는 글들은, 솔직히 .... 크게 재미나지는 못한 편이다.
 이런 걸 깨달으면서 점점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언제나 책을 읽으면 마지막 질문은 하나.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