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CSI 9x10, One to Go. 반장님, 안녕히.


 CSI 시즌 9는 여러모로 괴롭다. 워릭의 하차라는 중대한 에피소드로 시작했고, 시즌 7 내내 관중을 압도한 미니어쳐 킬러의 잔재를 해결하지도 못했으며, 여러모로 시즌이 진행되면서 변한 캐릭터들이 그 우울함을 내내 떨쳐낸다.

 그리고 드디어 그 절정에 달한, 그리섬 이별의 에피소드.

 그리섬이 누구와 그 자리를 교체하느냐, 라는 질문에 CSI 팬이라면 응당 하나의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을지라도) 그리섬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는 건 마마 캐서린 밖에 더 있겠는가. 사실 이런 승계가 시즌 6 혹은 시즌 5 쯤에서 이루어졌다면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교체하면서 뭔가 극적인 변화가 되었겠지만 시즌 9에서는 캐서린이 감당할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다. 새라가 빠지고 워릭이 빠져나갔다. 거기에 그리섬까지. 그렉을 둘러싼 우울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며, 하지스의 주접은 대체 어디갔는지 모를 일이다. 비디오 광 아치는 이제 거의 출연이 줄었고, 주변 인물만 어찌 떠 볼 기회를 엿보는 것이 꼭 죽기를 기다리는 독수리 같아 불쾌하기만 하다.

  이쯤 되면 캐서린이 초반의 여러 결점 (특히 샘과 관련된, 사실 가족 관계가 부각되면서 이 캐릭터는 너무나 큰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서 조금 불쾌하기까지 하다)을 극복하고 현명한 리더쉽으로 자리를 잡기에는 너무나, 그 공백이 크다.
 (시즌 7인가, 중간에 등장한 그 우울증 사내는 도통 정이 안 갔는데, 캐서린이 그한테 연정을 느끼는 듯한 암시들을 보면서 또 이 캐릭터에 짜증 잇빠이. 캐서린의 최대 장점은 그녀가 인간적이라는 데에 있고, 동시에 그게 최대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인간적이면 뭐하는가, 그런 인간적인 설정들이 모조리 그녀를 나락으로 밀어붙이는데. 전남편은 툭하면 사건 일으키고 딸은 골칫덩어리에 아버지는 범죄자로 그녀의 위치를 흔들리게 하고 기껏 좀 좋아한다는 남자들은 모조리 범죄형. 이 캐릭터 누가 좀 말려줘요!!!!)

 그런 의미에서 모피어스가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 것은, 그래서 사실 의외고, 반가웠고, 다행이었다.

 모피어스…가 아니라;;;;;; 랭스톤은 과학 수사 방식을 하나도 모르는 초짜로 "군림" 했다. 현장에서 지엄하게 일행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눈초리는 역시 레오를 발굴해낸 모피어스……가 아니라;;;  그의 시선이 과학을 따라잡고 증거를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라고  생각한다. 그의 무엄한 최후의 반항  심리적인 떠보기는 오히려 실패하고, 결국 그리섬 식의 증거 쫓아가기는 이번에도 증거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그리섬 수사 방식의 위대함을 보여주었고, 범죄와의 끝나지 않을 인류 역사에서 또 한 차례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그것이 이 CSI의, 그리고 그리섬의 위대함이 아니었나.
 증거는 거짓말하지 않지.
 그래. 증거는 거짓말하지 않고, 범죄는 언제고 그 꼬리를 잡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모피… 가 아니라 랭스톤이 그 캐릭터를 어떻게 확고히 자리잡을 것이며, 그의 시대에 범죄는 어떻게 추적당할 것인가에 새로운 흥미를 느끼게 될 CSI.

 가히 Ver. 2.0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새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안녕, 안녕 그리섬.
 정말 재미있는, 그리고 존경할 캐릭터. 안녕, 파파 그리섬.

그러면 된 거죠, 뭐. 증거보다 여자가 좋다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있겠…… 아니 사실은 이때 좀 울었다는 건 비밀로 하고 싶지만 사실 떠나는 거 보니까 아직도 사진 보니까 서운한게 이제 그리섬 정말 안 나와염 징징 호라시오 짜르고 그리섬이랑 새라랑 걍 마이애미 휘잡으면 안될까나 하는 마음도 들고.

 안녕, 그리섬. 시즌 1-8까지 열심히 복습하면서 또 봐요? ;ㅁ; (……)

by 我的雲 | 2009/01/24 02:09 | 감상적 감상기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tuppence at 2009/01/24 17:20
길반장님이 없는 CSI는 제겐 아무 의미가 없어요...-_-;;;
Commented by 我的雲 at 2009/01/24 22:26
^^;; 저는 워릭을 잃은 다음부터는....그냥 설렁설렁 생각날 때 챙겨 보고 있네요.....-ㅅ-;;;

그런데 의외로 모피...가 아니라 랭스톤 이미지가 괜찮아요;;;; 길 + 워릭 버젼이랄까요^^;;;;
.....그래도 마이애미보다는 낫잖아요..;; 팀원 중 죽은 거 스피들 밖에 없는데 왜 이리 막장 분위기 나는건지 마이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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